
현대물, 일상물, 힐링물, 잔잔물, 달달물
스토리:★★☆☆☆(일상물 스토리)
수위:★☆☆☆☆(수위는 거의 없는 수준)
재탕여부:★☆☆☆☆(굳이 재탕은 안 할 것 같음)
전체평:★★★☆☆(고양이는 귀여움)
*지극히 주관적인 bl소설 리뷰입니다.*
등장인물
신해진(공): 수의사공, 다정공, 베이킹취미공
서윤수(수): 소설가수, 자낮수, 소심수, 다정수
줄거리(스포주의)
키우던 고양이 유월이가 쥐 모형을 삼켜버려서 윤수는 급하게 동물병원으로 갑니다.
수의사인 해진은 문을 닫으려다가 급해보이는 윤수를 보고 병원 안으로 들여보내줍니다.
해진의 치료와 쓰다듬을 받는 유월이를 윤수는 부럽게 바라보는데요.
사실 윤수는 해진을 짝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윤수는 일부러 해진을 보러 동물병원으로 사료를 사러 갑니다.
하필 해진이 자리에 없어서 실망하면서 나온는 길에 해진을 마주칩니다.
하지만 소심한 윤수는 제대로 대화도 못하고 그 자리를 벗어납니다.
해진은 그런 윤수가 고양이같다고 생각합니다.
두사람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반상회 가는 길에 또 마주칩니다.
해진은 고양이가 괜찮은지 보고가도 되냐고 물었고 그렇게 두사람은 같이 윤수의 집으로 갑니다.
사실 해진도 그전부터 윤수를 알고 있었습니다.
몇달 전 해진은 버려진 고양이를 발견합니다.
자신은 키울 여력이 되지않아 누군가가 데려가기를 바라고 있는데, 그날 그 고양이를 주워 병원으로 찾아온 사람이 윤수였던 것입니다.
그때부터 해진은 윤수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해진은 윤수에게 고양이 없이 병원에 찾아와도 좋다고 말합니다.
그 후로 해진은 고양이를 핑계로 윤수의 집에 자주 찾아옵니다.
윤수도 가끔 병원에 찾아가고 두사람은 같이 저녁이나 해진의 취미인 베이킹을 하면서 더욱 가까워집니다.
과거 좋아하는 친구를 대상으로 몰래 쓴 글이 들켜 자퇴까지 해야했던 윤수는 좋아하는 티를 내지 않기위해 조심스럽게 행동합니다.
어느날, 가족모임에 가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윤수를 해진이 보게됩니다.
표정이 멍하고 울 것만 같은 표정으로 서있는 윤수에게 가기 싫으면 가지 말라고 말하며 차에 태웁니다.
차에서 윤수에게 무슨일이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는데요.
사실 오늘은 어머니의 기일이자 자신의 생일이라고 말합니다.
윤수의 생일에 교통사고가 났는데, 어머니가 윤수를 구하고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 아버지의 냉대를 받으며 자란 윤수는 자존감이 낮고 소심한 성격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을 알게 된 해진은 펜션으로 가 윤수에게 케이크를 사주며 생일을 축하해줍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처음으로 축하를 받으며 생일을 보낸 윤수는 위로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집 앞에는 윤수의 셋째 형인 윤형이 유월이를 데리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진과 같이 있는 윤수를 보고 윤형은 또 남자와 놀아났냐고 말해버립니다.
윤수는 자기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해진이 알게 되어다는 것에 무서워 집으로 도망을 칩니다.
해진은 그런 윤수를 쫓아가서 좋아하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그렇게 두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 후 윤형에게 또 전화가 오고 윤수는 해진의 존재로 인해 자신감을 얻어 윤형을 만나러 갑니다.
하지만 윤형은 해진과 헤어지라고 말하며 자신이 윤수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윤수는 경멸하며 단호히 거부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윤수는 해진에게 잠시 갈 데가 있다며 돌아올때까지 유월이를 맡아달라고 합니다.
그리고선 윤수는 아버지가 있는 원래살던 집으로 갑니다.
아버지에게 물을 말이 있었으나 용기를 내지못하고 한 달이 넘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의 서재에서 물건을 찾던 윤수는 아버지가 자신의 사진과 자신이 쓴 책을 소중히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날 그렇게 물어보고 싶었던 말을 물어보게 됩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된 윤수는 그제서야 해진에게 돌아가게 되고 윤수를 기다리던 해진과 고양이 유월이와 함께 조용하고 행복한 날들을 살아갑니다.
리뷰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잔잔한 분위기의 작품입니다.
그렇게 큰 사건도 일어나지 않고 큰 역경도 없는 편입니다.
짧은 내용이다 보니 훅훅 지나가는 느낌이 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셋째 형이 등장해서 사랑한다고하며 약간의 집착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정말 미약한 집착이었고 별로 뭔가를 하는 것도 없이 마음을 정리해버려서 그부분은 아쉬웠습니다.
또한 아버지에게 자신이 아들이었냐고 물어보기 위해 긴 시간을 해진이와 유월이에게서 떨어져서 지내는 부분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고양이가 나오는 장면은 귀엽지만 내용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한 번 읽어볼만은 하지만 그렇게 추천드리지는 않는 작품입니다.
본문발췌
“꼭 동물병원에 고양이를 데리고 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네?”
“이유가 없어도 괜찮고.”
“…….”
“고양이는 병원에 가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테니까 혼자 오라는 말입니다.”
윤수는 해진이 설마 고양이를 핑계로 자신을 보러 오려고 하는 걸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또 얼굴 볼 수 있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에 아주 작은 아쉬움 따윈 눈 녹듯 사라졌다.
아파트 안으로 사라진 윤수의 뒤에서 해진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잠시 웃었다. 정말이지, 귀여운 것도 정도껏. 병원 의자에 앉아 고양이를 맡겨두고 물끄러미 보던 시선부터, 목 막힌 고양이를 안고 달려와 문을 두드리던 그 절박함부터, 그리고 그네에 앉아 발장난을 치는 행동까지.
병원으로 돌아가면서 해진은 궁금해졌다. 왜 숨을까, 왜 말을 삼킬까, 왜 주눅이 들어 있을까, 왜 웃지 않을까, 왜 표정을 숨길까, 왜 그런 눈을 하는 걸까, 왜…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윤수를 보면서 해진은 조금 뿌듯해졌다. 사과 잘 깎는다는 말에 기분 좋긴 또 처음이네. 도르르 감겨 떨어지는 사과 껍질은 보던 윤수는 곧 자기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체와 밀가루를 들었다. 우선 밀가루를 체에 치고… 버터와 섞으라고 했었지, 윤수는 어설픈 솜씨였지만 열심히 했다. 한껏 집중한 나머지 해진이 사과를 깎다 말고 자기를 보고 있는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뺨에 밀가루를 묻힌 채 앞에 놓인 반죽에 열심힌 윤수는 사랑스러웠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순진하고 순수한 반응들이 그를 더 그렇게 보이게 했다. 해진은 분명 먼저 거침없는 시선을 보내온 것은 윤수인데 자신이 더 정신없이 빠져들고 있음에 조금 당황했다. 사람을 보면서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하지만 싫지 않다. 윤수는 정말 사랑스러우니까. 하는 행동을 보고 있으면 어미 배에 파묻혀 도롱거리는 아기 고양이 같고 툭 던진 말에 돌아오는 반응은 꾸밈없이 깨끗하다. 순간 순간 드러나는 어둠과 상처가 마음에 걸리지만 그런 걸 다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귀엽다. 해진은 하얀색 스크래퍼를 쥐고 있는 윤수의 분홍색 손끝을 보고 있다가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들었다.
“어머니 기일이라서 그래? 그래서 생일 축하도 못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
“모든 어머니들은 자기 자식이 좋기만을 바라.”
“…….”
“네 어머니도 당신의 기일이라고 슬퍼하는 것보다는 네 생일이라고 기뻐하는 것을 더 좋아하실 거야. 넘겨짚는 거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어머니는 단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자신을 택했다고 했다. 교통사고에 늑골이 부러져 심장에 박힌 상황에서, 아버지는 아기를 포기하라고 의사에게 말했지만 어머니는 절대적으로 아기를 살리라 했다고. 그러니까 도련님은 소중한 아이예요, 라고 유모가 언제나 말해주었었다. 자신을 증오하는 아버지 때문에 색이 다 바래고 아무런 의미조차 없다고 느꼈던 말인데 갑자기 떠올랐다.
“…진료시간 지났습니다만.”
“고양이… 찾으러 왔어요.”
“전 고양이를 한 마리 잃어버렸습니다.”
윤수는 뜬금없는 해진의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아 눈을 잠시 크게 떴다.
“금방 돌아온다고 해놓곤 벌써 시간이 꽤 오래 흘렀죠, 과연 돌아오긴 할까요?”
윤수는 해진이 말하는 고양이가 자신이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조금은 지친 듯 중얼거리는 그의 얼굴이 많이 말라있음에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의 뺨을 감쌌다. 손바닥에 닿는 감촉은 여전히 따뜻했지만 안에 들어차는 부피가 많이 줄어 있었다.
“선생님 고양이 말이에요…”
“…….”
“…돌아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