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정물, 서양풍, 추리물, 사건물, 원나잇, 귀족, 오해, 첫사랑
스토리:★★★★☆(추리하는 부분이 있어 재미있음)
수위:★★★☆☆(씬이 수위가 있는 편)
재탕여부:★★★★☆(재탕가능)
전체평:★★★★☆(짝사랑공+무심수=꿀조합)
*지극히 주관적인 bl소설 리뷰입니다.*
등장인물
메테르니히(공): 황태자공, 미인공, 집착공, 짝사랑공, 절륜공, 다정공, 강공
루이스(수): 경비단장수, 임신수, 무심수, 허당수, 눈새수, 귀족수
줄거리(스포주의)
루이스는 백작가의 아들이자 수도 제2경비단의 단장입니다.
어느날 훈련을 하다가 쓰러져 의무실로 간 루이스에게 친구이자 의사인 피터는 임신임을 알려줍니다.
문제는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넉달 전 누군가와 밤을 보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루이스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걸 고민하고 앉아있기에는 루이스는 너무 바빴습니다.
최근 루이스의 관할 구역에서 로프맨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로프맨에 대한 단서는 커녕, 피해자들 사이의 공통점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범인은 제1경비단 구역의 사람일 확률이 컸으나 제1경비단에서는 수사협조를 해주지 않았고 보낸 공문도 모두 무시했습니다.
제1경비단을 맡고 있는 사람은 황태자인 메테르니히였는데요.
루이스는 메테르니히를 만나기 위해 무도회에 참석합니다.
그렇게 만난 메테르니히는 루이스에게 싸늘하기만 했는데요.
수사에 협조해달라는 루이스에게 메테르니히는 며칠 전 자신이 놓친 흰토끼를 대신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루이스에게 키스를 하게 되고, 당황한 루이스는 도망을 칩니다.
무도회장을 나가는 길에 루이스는 웨이튼 공작을 마주치게 됩니다.
웨이튼 공작은 루이스에게 고백을 하며 넉달 전 밤에도 고백을 했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루이스는 웨이튼 공작이 아이의 아빠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수사 협조를 위해 메테르니히를 찾아간 루이스는 함께 식사를 하게 되는데 입덧을 하는 루이스를 보고 메테르니히는 병이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과로로 쓰러졌었다고 알고 있는 메테르니히는 앞으로 식사시간도 늘 같이하고 잠도 침실에서 같이 자야한다는 명을 내립니다.
바빠서 그럴 수 없다는 루이스의 말에 메텔은 적극적으로 수사를 도와주고, 그러던 중 범행현장을 발견해 범인을 검거하게 됩니다.
메텔은 그날도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하지만 범인을 취조하느라 바빴던 루이스는 가지 못합니다.
그런데 다음 연쇄살인이 또 발생하고 잡혔던 범인은 모방범이었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다시 로프맨에 대해 수사를 하려는데 제1경비단이 또 협조를 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루이스는 다시 메테르니히를 만나러 가는데, 메테르니히는 밥도 먹지않고 잠도 자지 않으며 루이스가 오기를 계속 기다리고 있습니다.
늦게 와서도 사건 얘기를 먼저 꺼내는 루이스에게 메테르니히는 화를 냅니다.(그리고 이런저런 것을 합니다.)
마음껏 화를 내고 마음이 풀린 메테르니히는 다시 수사를 도와주는데요.
모방범을 추궁하던중 범행 중 약물이 사용됐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이 약물을 먹이면 상대방이 하라는 대로 하게 되고 후에는 그 기억을 하지 못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모방범에게 그렇게 살인을 하라고 시켰던 것이었고, 모방범은 그 사람이 ‘검은 마차를 타고 온 남자’라고 말합니다.
수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루이스는 메테르니히의 침실에서 잠을 자고, 함께 식사를 하는 생활을 이어가는데요.
메테르니히와의 대화를 하며 메테르니히가 말하는 흰토끼가 아카데미시절부터 좋아하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사를 하던 중 검은 마차를 쫒다가 세리온 공작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 공작은 범인이 아니었지만 넉달 전 그날 루이스가 빨간머리의 남자와 함께 있는 걸 봤다고 말합니다.
루이스가 오해를 하고 있을 때 메테르니히는 넉달 전 그날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빨간가발을 쓰고 여자와 함께 있던 메테르니히는 루이스의 목소리를 듣고 마차를 세웁니다.
메테르니히는 루이스에게 뭐하냐고 묻고 루이스는 대뜸 마차에 타도 되냐고 물어봤습니다.
그건 유혹하는 말이나 다름없었고 키스하라는 메테르니히의 말에 루이스는 망설임없이 입을 맞추었습니다.
루이스를 오랫동안 갈망해왔던 메테르니히는 참지 않고 루이스와 밤을 보냅니다.
다음날 아침 국무회의를 위해 나가야했던 메테르니히는 ‘연락해’라는 쪽지를 남겨두고 나가는데요.
그리고선 루이스에게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렸으나 루이스는 연락을 주지 않고 공문으로 수사에 협조해달라는 말만 합니다.
그러한 태도에 아카데미 졸업식 날보다 더한 패배감을 느끼며 어떻게든 루이스를 곁에 묶어둬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루이스는 어느날 아기용이 배고프다며 우는 꿈을 꾸게 됩니다.
잠에서 깬 루이스는 갑자기 딸기가 먹고 싶어졌습니다.
겨울에 딸기를 찾으며 침실 밖으로 나가려는 루이스를 붙잡고, 메테르니히가 딸기를 구해다줍니다.
걸신들린 사람처럼 딸기를 먹는 루이스를 메테르니히는 어이없게 바라봅니다.
딸기를 만족스럽게 먹으니 이번에는 졸리기 시작해 루이스는 메테르니히와 자려고 눕습니다.
그때 배에서 태동이 느껴지고 루이스는 메테르니히가 눈치챘을까봐 당황합니다.
다행히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아 루이스는 안심하고 잠이 드는데요.
사실 메테르니히는 태동을 느꼈고 그래서 루이스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메테르니히는 자신의 애인지 묻지만 루이스는 아니라고 합니다.
또다시 루이스가 도망갈까봐 초조해진 메테르니히는 루이스를 다그치고 루이스는 이제 흰토끼놀이를 그만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 그를 메테르니히는 심하게 안습니다.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던 루이스는 도망치기로 하고 나서는데 그때 웨이튼 공작이 다가와 머리를 내려쳤습니다.
알고보니 웨이튼 공작이 연새살인마 로프맨이었고, 이 모든 살인은 루이스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넉달 전 그날 웨이튼 공작이 루이스에게 약을 먹였고 그래서 루이스가 이상하게 행동하고 기억도 잃은 것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웨이튼 공작이 아이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한 루이스는 웨이튼 공작의 손에 죽을 뻔했으나 다행히 메트리니히가 구해냅니다.
그리고 웨이튼 공작의 말에서 메테르니히는 자기가 아이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정신을 잃고 깨어났는데 루이스는 어째서인지 화려한 감옥 속에 가둬져있었습니다.
자신이 왜 감옥에 있는지 궁금했지만 가끔 오는 메테르니히는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2주 후가 되어서야 감옥밖으로 나갈 수 있었던 루이스는 바로 집으로 가는데요.
집에 가자마나 자신이 메테르니히와 혼인한다는 것을 듣게 됩니다.
다시 황태자궁으로 달려간 루이스에게 메테르니히는 청혼을 합니다.
5개월 뒤 루이스는 아이를 낳는데, 아무리봐도 메테르니히와 너무 닮아서 루이스는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축하하러 온 사람 중에 기억 잃은 그날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어 루이스에게 메테르니히와 함께 떠났다고 말해주고 그제야 루이스는 그 남자가 메테르니히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째서 말하지 않았냐고 묻는 루이스에게 내 아이라는 것을 알고 싫어하면 어쩌나 해서 였다고 말합니다.
그런 그에게 자신도 메테르니히를 좋아하고 있다고 말하고 둘은 키스를 하며 소설은 끝이 납니다.
리뷰
이 소설은 길지 않아서 볼만한 편이고 꾸금씬도 나쁘지 않은 작품입니다.
작품 이름처럼 글 읽는 내내 누가 아버지인지, 그리고 누가 로프맨인지를 추리하면서 볼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이 글을 처음 읽을 때는 로프맨이 메테르니히일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루이스를 계속 자신의 곁에 두기 위해 일부러 살인을 하는 건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집착피폐물이 되었을 수도 있겠네요.ㅎㅎ
루이스는 꽤 유능한 경호단장이면서도 눈치가 없고 맹한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그날 밤에 대해서 메테르니히가 말하지 않는 것도 답답했지만 조금도 유추해내지 못하는 루이스도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루이스는 무심수라고 하기에는 약간 애매하고 무심수+아방수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은 루이스가 아기 용 꿈을 꾸는 씬인데요.
글에서도 아기 용의 귀여움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외전에 아기를 키우는 루이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추리물에 짝사랑공까지 가미된 소설로 재미있는 편이니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본문발췌
“그게―…, 내가 넉 달 전에 실수를 한 건 사실인데 말이지.”
루이스는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는 얼굴이었다.
“나도 몰라, 누구인지.”
“가면무도회에 전하라니, 물 먹이는 것도 아니고.”
메테르니히가 한참 만에 심드렁한 투로 말했다.
“……뭐라 불러드릴까요.”
누가 봐도 넌데, 뭐라고 불러야 되나. 흰 가면의 사나이님? 루이스가 힘없이 묻자 그가 사르르, 주변이 녹아내릴 것처럼 눈을 휘어 웃었다.
“메텔.”
“…….”
이름, 그것도 애칭으로 부르라는 명에 루이스는 입을 다물었고 주변에선 꺄르르 웃음이 터졌다.
그가 부드럽게 입술을 끌어올려 웃었다.
“나는 널 뭐라고 부를까?”
“…적당히, 바라시는 대로.”
“원, 재미없긴.”
투덜대듯 말한 그가 의자 팔걸이에 턱을 괴고선 루이스를 쳐다봤다. 권태로 가득한 시선에 괜히 등골이 오싹했다.
“―흰 토끼.”
『내가 흰 토끼에게 시키고 싶었던 일들을 대신 해주는 거지. 네가.』
『그 일이 뭔데요?』
뭐냐고 물었을 때 메테르니히의 미소가 유난히 달콤했었다.
『이것저것 있겠지만, 대체로는 이런 건데.』
그러고는 메테르니히는 키스했다. 친애의 키스라고는 혀를 깨물고도 말할 수 없는 그런 키스였다.
“질투하는 건가?”
“예?”
“미안해. 네가 과거를 신경 쓸 줄 알았다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거야.”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몰라 걸음을 멈추자 뒤를 따르던 경비단 단원들이 사레 걸린 듯 쿨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메테르니히는 마치 질투로 앵앵거리는 어린 애인을 달래듯 루이스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다정히 말했다.
“너 말곤 다 그냥 지나가는 이슬 같은 거였어. 맹세해. 네가 나를 더 일찍 만나줬다면 내 인생에는 너뿐이었을 거야.”
“…….”
루이스는 등 뒤에서 따갑게 느껴지는 단원들의 시선을 돌아보지 못하고 메테르니히의 나른한 눈만 쳐다봤다. 그의 눈매는 진심인 것처럼 다정함이 깃들어 있었다.
“고개 좀 들어봐, 루이스.”
웃음기 어린 목소리가 어떻게 이렇게 차가울 수가 있는지, 루이스는 심장이 쪼개질 것 같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메테르니히가 의자에 앉은 채 허리를 숙여 루이스의 뺨을 손으로 감쌌다.
“내가 흰 토끼 놀이는 끝나지 않았다고 했을 텐데.”
“그…, 사건이 끝났다고 생각해서,”
놀이도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루이스가 더듬거리며 말하자 얼음장 같던 메테르니히의 자색 눈동자가 쩡, 깨진 것처럼 일그러졌다. 아름다운 얼굴은 그대로였지만 눈빛이 소름끼쳤다. 흠칫 놀라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그 전에 메테르니히의 손이 뺨을 놓아주질 않았다.
“그래, 그랬는데 아니라서 다시 부탁하러 왔다?”
루이스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뺨을 붙잡은 손이 대답을 막고 있었다. 메테르니히는 대답도 필요 없는 듯 이어 말했다.
“아니, 설마 그런 건 아니겠지. 네가 감히, 나를 그렇게까지 병신 취급할 리가.”
“저기, 흰 토끼는…―, 역시 사람입니까?”
“아무렴 내가 동물과 키스하고 싶어할까.”
“신경 꺼. 너는 관심 가질 필요 없는 자니까.”
“―하지만, 궁금합니다.”
“사실 흰 토끼는 내가 아카데미 때부터 좋아하던 사람이야.”
“…―, 아카데미 때부터 말입니까?”
“제가 아는 사람입니까?”
“―…,”
“…어, 남잡니까?”
“그렇지. 남자고, 너도 아는 사람이야.”
“그 사람은 날 싫어하거든. 볼 때마다 불편하고 어려운 표정을 하기에 내가 자길 좋아하는 걸 알고서 그러나 했는데, 그도 아니더군. 잠깐 잡혀주나 싶더니 또 도망만 다니고. 그래서―….”
“…….”
“그래서 이렇게라도 하는 거야.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건 알지만 이게…, 제법 기분이 좋아서 그만둘 수가 없거든.”
작게 눈을 휘어 웃어주자 그의 흰 목덜미가 붉어졌다.
예쁘다는 말보다 그 목덜미가 더 기분 좋았다.
당연히 좋아하는 줄 알았다. 볼 때마다 홀린 듯한 얼굴을 하니 저놈이 나한테 홀딱 빠졌구나 생각했다.
아카데미를 졸업하는 날, 루이스는 고백 대신 담백하게도 말했다.
『앞으로는 쉬이 뵙기 어렵겠네요, 전하. 저는 경비단에 입단했습니다.』
『메텔이라고 안 부르네.』
『졸업이니까요. 제가 어찌 감히. 이제 놀이는 그만해야죠.』
그러나 메테르니히는 루이스의 말이 다 맞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주 웃을 수가 없었다.
『…이게 끝이야?』
『예?』
『늘 강녕하시길, 제국 미래에 아름답게 피시길.』
『…토끼도 저것보단 천천히 도망치겠군.』
“놀이라고 했던 건 네가 도망갈까 봐 한 말이었어. 너와 지내는 건 내게 단 한 순간도 놀이가 아니었어. ―놀이일 수 없었지.”
그가 담담히, 그러나 진솔하게 말했다.
“내가 아카데미 시절부터 내내 좋아했던 건 너니까.”
“…―,”
루이스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입만 벌렸다. 자신이 무슨 소리를 들은 건지 알 수 없었지만 목덜미가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메테르니히의 잔잔한 눈이 연등에 반사되어 아름다웠다.
“저를, 싫어하시는 줄 알았는데…,”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싫어서, 널 한 번이라도 더 보려면, 네 시선을 한 번이라도 더 받으려면 괴롭히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 미안해.”
메테르니히가 왜 허울뿐인 제1경비단장 따위를 하고 있었는지, 이제 알 것 같았다. 그가 루이스의 손을 잡았다. 도망칠 거라고 생각하는지 붙잡은 손이 필사적이었다.
“네가 떠나는 건 못 보겠어. 네가 누구 아이를 가졌든 상관없어. 네가 낳는 아이는 내 적자가 될 거고 누구도 손가락질 못 할 거야.”
“하지만…,”
“제발 나랑 결혼해, 루이스.”
“좋아해. 루이스, 내 흰 토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