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 오메가버스, 개그물, 삽질물, 일상물, 할리킹
스토리:★★★★☆(웃기면서도 진지함)
수위:★★★☆☆(수위 괜찮음)
재탕여부:★★★★☆(재탕할만 함)
전체평:★★★★☆(재밌게 볼 수 있음)
*지극히 주관적인 bl소설 리뷰입니다.*
등장인물
최성훈(공): 극우성알파공, 재벌공, 무감정공, 다정공, 존댓말공
서유(수): 극열성오메가수, 자존감낮수, 삽질수, 착각수, 개그수, 발랄수, 우울증수
줄거리(스포주의)
이야기는 서유가 다리에서 강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뭔가 결심한 듯 뒤로 한걸음 물러나는 순간 뒤에서 차가 미끄러져 난간을 박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서유는 사고가 난 차량으로 다가가고 차에서는 어려보이는 청년이 욕설을 뱉으며 내렸습니다.
운전자는 고등학생인 성현이었고 사고가 난 것보다 형에게 혼날 것을 걱정하며 서유에게 돈을 줄테니 형에게 거짓말을 해달라고 합니다.
다음날 성현의 형이라며 성훈으로부터 연락이 오고 다음날 만나기로 약속을 잡습니다.
약속장소로 나간 서유는 서늘한 위압감을 가진 성훈을 만나게 되는데요.
서유는 성현이 자살하려는 자신을 구하려다 차 사고가 났다고 말합니다.
성현은 발랄한 서유를 보며 자살을 하려고 했다고 믿지 않습니다.
계속 서유를 추궁하고 화가 난 서유는 자살하려고 했던 이유를 말합니다.
서유의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형이었는데요.
그 다리에서 사고가 나 한강에 차가 빠지게 되었고 형이 서유를 필사적으로 차 밖으로 밀어내어 결국 서유만 살아남았습니다.
형의 나이를 앞지르고 싶지 않았던 서유는 그날 거기서 자살을 하려고 마음먹었으나 성현의 사고로 어영부영 자살을 하지 않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전부 들은 성훈은 공감하지 못하지만 서유에 대한 호기심이 생깁니다.
거짓말의 대가로 서유는 성현에게 돈 대신 명품시계를 받게 되는데요.
그건 성현의 어머니의 선물이었고 성현은 그것을 다시 돌려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돌려주기 위해 약속장소로 가니 거기엔 성훈이 나와 있었습니다.
두사람은 같이 저녁을 먹게 되었고 서유는 그만 술에 취해버립니다.
게다가 오메가였던 서유의 히트사이클까지 겹쳐 결국 성훈과 하룻밤을 보내게 됩니다.
아침에 정신이 든 서유는 당황하여 그냥 호텔을 빠져나오고 성훈의 연락도 받지 않습니다.
다음날 퇴근길에 집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성훈을 보게 됩니다.
왜 전화를 안 받았냐고 묻는 성훈에게 서유는 미안하다고 말하며 집으로 초대하고 둘은 또 관계를 가집니다.
그날 이후 성훈은 연락을 자주하고 부하직원들을 시켜 매일 도시락을 전달합니다.
다정하게 대해주는 성훈을 보며 마음이 들뜨는 서유는 괜히 기대하지 말고 분수를 지키자는 생각을 합니다.
자존감이 낮은 서유는 자신이 나이 많은 남성 오메가라고 생각하며 작은 아버지가 준비해주는 질 나쁜 선자리도 마다하지 않는데요.
외롭게 자란 서유는 가족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좋지 않은 사람에게라도 장가를 가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이브날 호텔에서 선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나이많은 이혼남 알파는 없고 성훈이 대신 있었습니다.
성훈이 다 알고 미리 손을 써 둔것이었습니다.
그후로도 서유를 괴롭히던 과장이나 전남친 등도 성훈이 서유가 모르게 다 치워버립니다.
새해가 밝고 설날이 다가오자 성훈은 서유에게 부모님께 인사를 가자고 합니다.
서유는 파트너일 뿐인 자신이 왜 가야하는지 갸우뚱하지만 이내 성현이 살린 사람으로써 가는 거라고 납득합니다.
설날이 오기 전 성훈은 해외출장을 가게 되고, 서유는 자주 가던 카페사장과 밤새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약속 당일 아침 성훈의 집으로 찾아옵니다.
해외에 있는 성훈이 눈앞에 있자 당황하지만 서유는 이내 반갑게 맞이하는데요.
두사람은 함께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서유는 약속시간에 맞춰 나갈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성훈이 핸드폰을 보여주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알고보니 그 시간은 한국기준이 아니라 두바이 시간이었고, 결국 서유는 카페사장을 바람맞힌 꼴이 되고 맙니다.
다음날 카페사장을 만나게 되고 서유는 결국 사실대로 성훈과 있다가 시간을 착각했다고 말합니다.
오메가이지만 같은 오메가인 서유를 좋아하고 있었던 카페사장은 우울하게 그 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설날에 성훈의 부모님을 뵈러 간다는 서유에게 극열성과 극우성은 각자의 영역이 있다며 현실을 직시하라는 말을 합니다.
그 말을 들은 서유는 속으로 상처를 받습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으며 성훈을 만나 성훈의 부모님 댁으로 갑니다.
성훈의 가족도 평범하지 않았는데요.
아버지는 우락부락하게 생겼지만 어머니에게 꼼짝도 못하는 사랑꾼이었고 어머니는 카리스마 있지만 서유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다정한 가족의 모습에 서유는 몰래 눈물을 흘리는데 그걸 들켜서 서유의 이미지는 여리고 잘 우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식사시간에 서유는 속이 좋지 않은 듯 헛구역질을 하게 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성훈의 가족들은 모두 놀랍니다.
다시 돌아가기 위해 차에서 기다리던 서유는 오지 않는 성훈을 찾아다니는데요.
그러다가 성훈과 어머니가 얘기하는 것을 듣게 됩니다.
그건 성훈의 결혼에 대한 내용이었고 곧 할 거라고 답을 하는 성훈을 보며 서유는 기운이 없어집니다.
설 연휴가 시작되고 서유는 성훈에게 친척집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집에 남습니다.
그 후 계속 걸려오는 성훈의 전화를 무시하며 지내다가 아래에서 피가 나와 병원을 찾아가는데요.
가다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시장으로 들어가 술을 마십니다.
그리고는 취한 채로 배가 아파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는데, 그때 성훈에게 전화가 옵니다.
서유는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전화를 받습니다.
전화를 받고 횡설수설하던 서유가 쓰러지고 마침 주변에 있던 성훈은 바로 달려옵니다.
다시 깨어보니 병원이었고 서유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성훈은 서유가 너무도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서유에게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하며 청혼합니다.
서유는 그런 성훈의 청혼에 바로 대답하지 않습니다.
서유는 태아에게 콩콩이라는 태명을 정해주고 아이를 가진 것을 행복해하는데요.
하지만 그간 서유가 먹은 피임약 때문에 결국 유산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서유는 울지 않고 무덤덤하게 받아들입니다.
그 모습에 차라리 울라며 오히려 성훈이 무너집니다.
무감정했던 성훈은 서유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상담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퇴원을 하고 서유는 성훈의 집에서 지내는데요.
어느 날 성훈에게 작별인사를 할 거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서유는 가족이 죽은 그 다리로 갔고 자신의 신발과 미리 사두었던 아기의 신발을 다리 아래 강으로 떨어트립니다.
그리고 그때 성현의 사고와 똑같은 사고가 나는데요.
이번에는 성현이 아니라 성훈의 차였습니다.
성훈은 서유를 막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이었습니다.
서유는 움츠렸던 11년에 대한 작별인사였다고 말하고 앞으론 성훈과 함께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며 본편의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외전에서 이미 둘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다시 갖게 됩니다.
태명은 꿍이였고 이름은 재훈이로 지어줍니다.
성훈은 늘 서유의 기분을 살피며 공감해주려고 하고 서유는 이제 어두운 면 없이 밝고 행복하게 지냅니다.
리뷰
이 소설은 개그와 진지가 동시에 존재하는 소설입니다.
우울하면서도 발랄한 서유의 대사 하나하나가 재밌는데요.
하지만 우울증 환자가 일부러 밝은척하는 느낌이라서 그런 부분을 굉장히 잘 표현하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본 소설 속의 수 중 제일 오해와 착각을 많이 하는 수인 것 같습니다.
공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개인적으로 존댓말 공을 좋아해서인지 저의 마음에 드는 공이었습니다.
무뚝뚝하면서도 서유에게는 너무도 다정한 것이 좋았고, 나중에는 서유가 말하지않는 부분도 먼저 알아채주는 부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조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외전4의 내용인데요.
성현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부분인데, 성현이 서유를 좋아하는 건지…내용이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외전4를 제외하고서는 정말 재밌는 내용으로 특히 소림 작가님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소림 작가님의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본문발췌
“야, 고딩. 너네 형한테서 전화 왔는데 내일 만나자는데?”
-…….
“우리 어떻게 얘기를…….”
-…….
“……얘기를…….”
난 말을 멈췄다. 시끄럽게 수선을 피워야 할 고딩에게서 아무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순간 떠오른 생각에 섬뜩해졌다.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형님?”
-……최성현의 휴대폰은 제가 갖고 있습니다, 서유 씨.
이 새끼, 폰 압수당했구나!
“춥습니까?”
“그쪽 얼굴이 추워요.”
그쪽 얼굴이 추워서 떤 거지만 물론 입 밖으로는 그냥 좀 쌀쌀하다고만 답했다.
최성훈은 히터 빵빵한 차 안에서 쌀쌀하다고 하는 게 어이없는지 한쪽 눈썹을 들어 올렸다. 왠지 분위기가 더 흉흉해졌다.
“괜찮아요…… 겨울은 원래 춥잖아요. 사계절의 본능 같은…… 생리 현상인 거죠.”
“자연 현상이겠지.”
“그니까.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생리 현상 같으은…….”
“역시 잘 어울리는군요. 장미꽃.”
“……오늘 무슨 날이에요?”
“서유 씨 만나는 날이죠.”
아…… 이 사람, 이런 간지러운 말 잘하는 사람이었구나. 진짜 좋다.
“너무 예뻐요. 감사합니다.”
나는 꽃다발에 얼굴을 묻고 향기를 맡았다.
“……예민하고 까다로울 줄은 알았지만.”
그러나 최성훈은 모른 척하며 통화를 이어 나갔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아니, 아주 귀여워.”
“…….”
“……언제나 예상과는 다른 반응이 재미있고 말이야…… 확실히 처음이긴 해.”
나는 아무런 말도 건네지 못했다. 뭐에 대한 대화인지는 몰라도 재미있다고 표현하면서 눈빛은 날 씹어 삼킬 것처럼 강렬해서.
나는 먼저 일어나서 최성훈의 팔을 끌어다(그가 스스로 일어났기에 가능했다) 안마 의자에 앉혔다.
“손님, 여기 앉으세요. 이거 되게 좋더라고요. 하고 나면 노곤노곤해집니다.”
“누구한테 선물받았습니까?”
최성훈이 가끔씩 쌍꺼풀 없어 차가워 보이는 눈을 휘면서 이런 장난을 치면 난 너무 즐거워진다.
“네에, 얼마 전에 알게 된 극우성 알파가 선물해 줬습니다.”
“연인이 있었군요.”
“연인은 아니구요. 되게 멋있는 분이죠.”
나는 즐겁게 말하며 안마 의자를 작동시켰다.
맞장구칠 줄 알았던 최성훈은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당황스러웠다. 봄의 들판 같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한겨울 눈보라 속으로 가라앉은 것 같다.
안마 의자의 뛰어난 성능에 놀란 걸까? 달라고 하면 안 주고 안마받고 싶을 때마다 여기 오라고 해야지.
“연인이 아니라고.”
서늘한 목소리에 나는 어깨까지 움찔하며 놀랐다. 최성훈은 한쪽 눈썹을 들어 올리고는 나를 보고 있었는데 해명하라는 눈빛 같았다.
왜 갑자기 화가 났지……? 물론 나야 연인이고 싶지만 아닌 걸 어쩌라고…….
“왜 연인이 아니지?”
“손님, 제가 연인이 있으면 아쉬운 건 손님일 텐데…….”
말하며 배시시 웃자 그제야 서늘했던 표정이 조금 풀렸다.
최성훈은 오해하게 하지 말라며 내 목을 쓰다듬었다.
“흠…….”
최성훈의 아버지가 흠, 흠 거릴 때마다 죄송하다고 엎드려 머리를 박아야 할 것 같았다.
“좀 꺼져. 덩치 때문에 안 보이잖아.”
최성훈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며 등장했다.
아버지는 “미안해요……” 하며 물러나셨다…….
“어서 와요, 서유 씨.”
“안녕하십니까, 어머님.”
어머니는 얇은 은테 안경을 끼고 계셨고 낯빛이 창백했다. 조금 차가운 인상이었는데 눈높이는 나와 거의 같았다. 남성 알파와 여성 오메가 부부였다.
“우리는 당신을 대단히 환영합니다.”
……외국에서 오셨나?
“감사합니다. 말씀 낮춰 주세요, 어머니.”
“그래. 여기 어서 앉으렴. 성현아, 옷 받아라.”
성현이를 흘기는 사이 아버지는 폰 화면을 휙휙 넘기다가 멈추고는 어머니께 화면을 보여 줬다.
“여보 자기, 이게 바로 최 이사가 줬다는 꽃다발인가 봐요.”
“성현이가 보여 줘서 알아.”
“좋겠다…… 나도 꽃 선물받으면 기쁠 것 같아요. SNS에 자랑도 하고. 이렇게 빨간 장미꽃 다발로 받으면 좋겠어요. 한 송이라도요. 중요한 건 개수가 아니니까요. 주는 상대가 중요한 거니까.”
아버지는 꽃 받고 싶다는 마음을 강력하게 피력하셨다. 어머니는 피곤하다는 듯 안경을 한 차례 추어올렸다.
“차라리 울어.”
아니…… 난 안 슬픈데, 괜찮은데.
“당신이 얼마 전까지 죽으려고 했었다는 게 이제 실감이 나. 어떻게 해야…… 당신을 위로할 수 있지?”
그의 음성은 너무나 낮았고, 두려움으로 인해 떨리고 있었다.
“저 진짜 괜찮은데…… 아무렇지도 않아요.”
“괜찮다고 하지 마.”
마치 짐승의 그르렁거림처럼 잇새로 흘러나온 말이었다.
“내가 당신을 위로할 수 있게 해 줘.”
“이번엔 하트 모양으로 깎아 주세요.”
“또 SNS에 올리려고요?”
“네, 안 돼요?”
“……안 될 리가. 올리세요.”
최성훈이 조각낸 사과에 하트 모양 칼집을 냈다. 나는 찰칵찰칵, 사진 찍어서 바로 SNS에 업로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