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소설] 연우도령 – 송곳니 리뷰

bl소설

사극물, 동양풍, 인외존재, 판타지물, 임신물, 고전물

스토리:★★★★★(재미있음)

수위:★★☆☆☆(씬이 몇 번 나오긴 하지만 수위는 높지 않음)

재탕여부:★★★★★(재탕!!)

전체평:★★★★★(추천!!)

*지극히 주관적인 bl소설 리뷰입니다.*

등장인물

혈휘(공): 황제공, 집착공, 인외존재공, 능글공, 강공, 수한정다정공, 사랑꾼공

연우(수): 절름발이수, 아방수, 병약수, 순진수, 잔망수, 임신수, 누룽지러버수

줄거리(스포주의)

연우의 어머니는 정실의 신분이었지만 아버지와 첩실의 괴롭힘을 이기지 못하고 만삭의 몸으로 목을 메고 죽습니다.

목을 메어 죽은 어미의 몸에서 억지로 잡아끄집어낸 연우는 그로 인해 절름발이로 태어납니다.

연우는 이복형제들과 아버지, 계모에게 구박을 당하며 자라 큰소리만 나면 경기를 일으키며 발작을 하게 됩니다.

집에서 살다가는 곧 죽을 판이라 유모는 연우를 여자로 속이고 궁녀로 입궁시킵니다.

그곳에서 연우는 유모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숨죽이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숨어서 누룽지를 먹던 연우의 앞에 무휼황제(혈휘)가 나타납니다.

처음 본 연우에게 마음이 간 황제는 경기를 일으키는 모습에도 괜찮다하며 연우를 달래줍니다.

이름을 묻는 그에게 거짓이름을 말하고 숨어버린 연우를 황제는 기어코 찾아내고 그가 남자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황제는 연우를 후궁으로 삼고자 하나 아직 어린나이라 곁에 두고 다 자랄 때까지 기다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학대받고 자라 제대로 크지 못한 연우는 이미 17살이었고 황제는 연우를 홀랑 후궁으로 만들어버립니다.

학대받고 자라느라 배운 것이 모자라 맹꽁한 연우를 황제는 글도 가르쳐주고 가끔 사내옷도 입을 수 있게 해주며 다정하게 대해줍니다.

황제 무휼은 원래 잔혹한 성정의 소유자이지만 조금만 큰소리에도 경기를 일으키는 연우 앞에서는 화 한번 내지 못하고 어화둥둥 보살펴 줍니다.

하지만 궁은 무서운 곳으로 황제의 어머니인 황태후는 절름발이에 문안인사도 오지 않는 연우를 좋지 않게 생각합니다.

황태후의 부름을 받고 간 자리엔 황태후, 중전, 그리고 모든 후궁이 모여있었고, 그들은 연우를 업신여기며 괴롭힙니다.

게다가 황제의 후궁 중에는 연우를 괴롭히던 이복누이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알고 달려온 황제는 상처입은 연우를 구해줍니다.

이 일이 있은 후로 황태후는 황제가 연우를 남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되고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연우에게 잘 대해줍니다.

그리고 순수한 연우의 행동과 말에 감동받기도 합니다.

어느날 연우는 낮에 황제를 찾아가는데, 하필 그때 황제는 연우아버지가 연우의 이복형제를 소개시켜주고 있었고 그걸 본 연우는 가출을 하게 됩니다.

황제는 연우를 찾아내고, 연우와 어머니가 당했던 일들을 모두 듣게 됩니다.

사실 황제는 인간이 아닌 존재로 남자인 연우를 임신까지 시킵니다.

연우가 회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수의 비방과 수작이 시작되지만 보통존재가 아닌 황제의 아이답게 그 모두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임신하여 화비로 직첩이 올라간 연우는 황제의 허락을 받아 고향을 방문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연우는 어머니와 유모의 넋을 달래기 위한 사령제를 치러줍니다.

산달이 다 되어가는 어느날 황태후를 찾아뵙던 연우는 치마자락을 잘못 밟아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게 됩니다.

그로 인해 연우는 쓰러지게 되고 황제가 도착하기 전에 그만 눈을 감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인간이 아닌 황제가 연우를 살려내고 아이도 태어나게 합니다.

오복이가 무사히 태어나고 황제는 그간 밀어왔던 일들을 처리하는데요.

연우를 비방한 후궁들과 나인들, 그리고 그들의 집안까지 모두 잡아내어 처리를 하고, 연우의 아버지와 계모, 이복형제들까지 싹 정리를 합니다.

모든게 정리되고 후궁으로써 최고의 지위인 황귀비의 자리에 오른 연우는 황제와 태자를 데리고 고향을 다시 방문합니다.

황제는 연우의 어머니의 무덤 앞에 비문을 손수 써서 세워두고, 연우는 이에 크게 감동합니다.

이후에도 연우는 문장가에 화공으로도 이름을 날리게 되고, 평생을 황제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리뷰

작품 중간중간 나오는 시조나 대사가 판소리같은 독특한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어려운 단어가 종종 나오지만 읽는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연우는 하는 행동이나 말이 엉뚱하고 귀여운데요.

특히 누룽지를 너무 좋아해서 누룽지 관련 내용이 나올 때마다 너무 귀여웠습니다.

연우가 구박받을 때나 어머니와 유모를 생각하는 장면 마다 너무 안쓰러웠고, 계단에서 넘어져 눈을 감을때는 조용히 눈을 감는 장면이 인상적이고 슬펐습니다.

연우의 어머니와 알고 지내던 대사간 영감과의 장면도 먹먹함이 느껴졌습니다.

보통인간이 아닌 황제는 다섯의 신수를 거느리는데, 이 다섯의 신수들이 나오는 장면마다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황제가 정확히 무슨 존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연우가 아이를 키우는 내용은 없는데 이게 외전으로 나왔어도 재밌을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이 작품은 고전BL에 속하는 작품으로 고구마 구간도 없고 재미있게 보기 좋은 작품입니다.

사극물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본문발췌

“오도도독! 훌쩍……오독, 오도독!”

“무얼 그리 맛나게 오목오목 먹누?”

“아!”

“어느 전의 아이냐.”

“누, 누, 누룽지.”

“누룽지? 먹을거리가 지천에 널렸거늘 어찌하여 누룽지를 먹누?”

“마, 맛있어서. 상궁마마님이 사탕가루를 뿌려주어 다디답니다.”

“그래도 그렇지. 도지, 게 있냐.”

“하명하시옵소서.”

“냉큼 달려가 이 아이가 좋아할만한 것 좀 챙겨 오거라.”

“무얼 좋아하니?”

“누, 누룽지요.”


“우야.”

“으응? 아니 날도 저물지 않았는데 이 시각에 어인 일이셔요?”

부르기가 무섭게 번쩍 고개를 쳐들더니 손에 들고 있던 대접을 내려놓고 절뚝절뚝 다가온다. 입가에 허연 연유를 묻힌 채 조잘조잘 입을 놀리며 스스럼없이 자신을 향해 두 손을 뻗는다. 막 걸음마를 뗀 아기가 어미를 보면 무의식적으로 애정을 구하며 다가오듯 참으로 무방비한 몸짓이다. 이런 것을 두고 그동안 애면글면 애태웠다니. 하릴없다.

황제는 남몰래 혀를 차며 위태로운 걸음걸이로 다가오는 연우를 서둘러 보듬어 안았다. 안는 걸론 성에 안 차서 달랑 들어올려 아담한 엉덩이를 자신의 넓적한 손바닥으로 떠받들었다. 침상에 걸터앉은 후에도 내려놓지 않았다. 자신의 무릎위에 앉혀놓고 자그맣게 꼼지락거리는 움직임을 즐겼다.


비단옷에 비단이불에 삼시세끼 다 챙겨먹는데 무얼 더 바랄까만 본래 가장 필요한 것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법. 지팡이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것이었다. 심지어 황제조차 간과한 것이었다. 명색이 상의 성총을 받는다는 후궁의 지팡이가 그래서야 쓰겠냐며 건네주는데 무슨 말을 하리요.

콧날이 시큰해진 연우는 눈시울을 붉히며 목멘 소리로 황공하다는 말을 토해냈다. 속된 말로 생신날이 머지 않았다하여 우시장에 팔려나가는 어스럭송아지마냥 등 떠밀려서 왔는데 부끄럽기 그지없음이다. 용렬했던 태도를 만회하고자 도령은 입을 귀에 건 채 황태후가 조근조근 묻자오면 무조건 암만요, 암만요 고개 끄덕이며 열과 성을 다해 답했다. 누가 뺏어가는 것도 아니건만 지팡이의 손잡이에 달린 동글동글한 호박을 연신 소중히 어루만져서 황태후의 찬눈을 보름달처럼 휘게 만들었다.


“이것이 어인 누룽지냐?”

재게 가져오라고 명하셨으면서 능청도 잘 떠신다.

“폐하께서 챙겨오지 않으셨습니까?”

얼씨구. 오래 묵은 값을 함인지 받아치는 도지 또한 만만치 않다.

“아차, 그랬지. 깜빡하였구나. 음음. 우야, 너 주려고 짐이 챙겨왔단다. 눈물 거두고 나를 보아서 먹어보렴.”


“나와라.”

『주, 주군.』

“오랜만에 옛정 북돋우고 싶으니 구슬치기 한번 해보자.”

『허억!』

『맙소사!』

“왜? 싫으냐? 허면 말놀음질이나 그림자밟기를 할까? 비사치기나 송곳치기는 어떤고?”

『주군, 날이 이리 살기등등한데 무슨 놀이를 한다 하시는지요?』

『부대 시절을 생각해 주시옵소서. 야밤삼경의 겨울입니다, 겨울.』

“별소릴 다하는구먼. 언제부터 날을 따지고 철을 따졌누? 밤은 길고 잠은 아니 오니 어쩔 것이냐. 돌아가며 놀자꾸나.”

『소신이 자장가를 불러드리겠습니다.』

“황우야.”

『예?』

“짐을 생각하는 네 충심에 감복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불현듯 예전에 가지고 놀던 회오리밤이 그리워지니 네가 그를 대신함이 어떠냐.”


‘유모 요것도 꽂아봐. 내 유모 주려고 챙겨왔지 무에야?’

‘세상에나. 이것들이 다 무엇이랍니까? 이년 눈이 부십니다 그려.’

‘황궁에 가면 나는 이런 것이 한가득이라. 폐하께서 나 쓰라고 하사하셨지 무어. 유모의 병도 태의영감한테 맡기면 금시 나을 것이다. 허니 이제부턴 내 옆에 딱 붙어서 요양하면 돼. 아니 그런가?’

‘암만요, 암만요. 저가 어딜 간답니까. 호호호. 도련님의 덕을 빌어 말년에 호강을 하네요.’

더불어 마차타고 고향 내려가면서 한껏 자랑질을 하며 이제부터는 나만 믿으라고 호기 탕탕 부리려했건만 부질없는 꿈으로 변해버렸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지니고 있던 패물 모다 줄 것을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품에 꽉 끼고 있었을까. 실수하였다. 참말 용천배기가 지랄할 놈이지 뭐냐. 병까지 든 노구의 몸으로 그 먼 거리를 어떻게 갔을까. 애통하고, 원통하고, 절통하다. 생각하자면 눈물이 앞을 가리고, 들개의 밥이 됐다는 것이 너무도 기막혀 내 정신이 내 정신이 아니다.


“섣달 스무엿새. 불초한 연우가 어머님의 영전에 아룁니다. 제삿날도 까먹는 불효자라 꾸짖지 마시고 삼가 올린 맑은 술 듭시고 용서해주소서. 소자가 어찌 하늘과 같은 어머님의 은혜를 모르리까. 유모가 하냥 말해준지라 잘 알고 있답니다. 암만요.”

눈물어린 첫잔을 올리고, 눈물어린 절을 하고. 그렇게 의젓하게외로운 인사를 올린 도령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요다음엔 거하게 차려드린다는 약조의 말을 전했다.

“탕국도 올리고, 뫼도 지어 올릴 것이어요. 산적과 수육을 시작으로 찜이니 육포니 어포니 다 차려놓으리다. 소자가 어찌어찌하다보니 천하지존의 후궁이 되어 마마 칭호를 달게 되었는데 오육, 오전, 오채, 칠과가 대수이리까. 시방 걸치고 있는 옷도 폐하께옵서 소자 입으라고 하사하셨지 무어에요? 중한 나랏일 보시는 와중에도 글자까장 가르쳐주십니다. 아까 참에도 소자 보고자와 슬그머니납시어 침칠을 잔뜩 하여 주고 가셨어요.”


“하아하아. 뉘시오?”

“마마의 외숙부라고 고하지 않았는지요.”

“으응. 응. 뉘시오?”

발 너머에서 들려오는 연우의 속바람 섞인 물음에 다시금 외숙부라고 조곤조곤 답하는 안손창의 목소린 심히 가라앉아 있었다.자고 있는 조막만한 손이 갈수록 차갑게 식더니 이젠 그 어떤 온기도 느껴지지 않아서다. 뉘가 처소에만 콕 박혀 사는 붙박이후궁아니라고 할까봐 죽음을 맞이하는 것마저 고즈넉했다.


무휼황제가 드리운 솔개그늘에 안주한 연 황귀비는 이후 황자 셋과 황녀 한명을 더 생산했는데 하나 같이 어마마마를 금쪽 같이 여기며 받들었다. 하여 후세사람들은 이리 입을 모아 말한다.

【은애와 귀애는 연 황귀비처럼 아낌없이 받을 것이며
효도는 연 황비의 소생처럼 지극정성으로 다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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