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소설] 메카니스트 – 캐럿 리뷰

bl소설

시리어스물, 현대물, 판타지물, 연예계, 인외존재, 초능력, 구원

스토리:★★★★★(단숨에 읽을수 있는)

수위:★★★★☆(묘사는 좋으나 씬이 짧음)

전체평:★★★★★(매우 추천!!번외편 강추!!)

재탕여부:★★★★★(여러번 읽어도 재밌음)

*지극히 주관적인 bl소설 리뷰입니다.*

등장인물

차일현(공): 첫눈에 반했공, 집착공, 헌신공, 다정공, 계략공, 존댓말공, 미남공, 재벌공, 약간또라이공, 능력공

석류(수): 보석수,존댓말수,상처수,단정수,미인수,헌신수,능력수,무심수

줄거리

석류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가넷’의 힘을 가진 인간형 보석으로 자신보다 우수한 또 다른 ‘가넷’ 노을을 망가뜨리고 새로운 주인의 선택을 받게 된다. 새로운 주인은 무명 배우인 박예준으로 그런 주인을 유명 배우로 만들기 위해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다닌다. 그러다가 자신의 힘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인 차일현을 만나게 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한다.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주인의 명령 때문에 차일현을 도핑시키기 위해 그의 곁을 계속 맴도는 석류. 매료의 힘에 대한 부작용인 추종자들의 증오를 받는 석류를 보는 차일현은 무언가 이상한 것을 알아채고 석류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그 와중에 석류가 망가뜨린 노을이 다시 등장하여 석류와 주인 박예준의 일을 방해하기 시작하는데 석류는 차일현만은 결코 빼앗기지 않으려 한다.

리뷰(스포포함)

이 소설을 읽고 메카니스트 님 소설 중 최애소설이 바뀌게 되었는데요. 원래 저의 최애소설은 ‘힐러’였는데 이제는 ‘캐럿’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차일현이야말로 리얼 헌신다정공이었기 때문인데요. 지금까지의 메카니스트님 소설 속 공들은 모두 처음에는 다른 꿍꿍이가 있거나 수를 싫어하거나 했는데 유일하게 차일현만이 처음부터 수를 좋아하고 단 한순간도 수를 이용하지 않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헌신과 다정을 넘어 자신의 목숨,돈, 그야말로 모든걸 걸어서 수를 살려내었죠.

외전과 번외편에서도 오히려 수가 능력을 사용하려하면 화를 내는 모습을 보이는 등 끝까지 수를 아껴주기만 하는 것이 진정한 다정꾼의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거기에 빠지지 않는 집착스러운 모습까지.. 정말 모든걸 갖춘 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전과 번외편이 짧아서 아쉬웠지만 둘이서 꽁냥꽁냥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강추하는 부분입니다. 공의 황당한 요구와 당황하지만 거기에 맞춰주는 수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고 또 ‘힐러’의 이석과 세진이 깜짝등장하는 부분이 있어 그 부분도 추천포인트랍니다. 힐러와 캐럿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었더라구요ㅎㅎ
보관함에 두고 계속 다시 꺼내보는 명작이랍니다!

본문발췌

유리 너머 정면에서 낯선 남자가 진열대에 기댄 채 석류를 응시하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알지는 못했다. 남자의 손가락에는 다이아몬드 줄이 감겨 있었다. 촘촘히 연결된 줄 끝에는 푸른 다이아몬드 펜던트가 흔들거렸다.

석류가 남자의 존재를 인지하자 그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선택받기만을 기다려 왔던 광물처럼, 석류와 눈이 마주치기만을 기다린 사람 같았다. 대담하면서도 천진한 시선은 물러서는 것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죽은 보석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살아 있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일직선으로 부딪쳐 오는 생명력에 별안간 찢어지는 귀울림이 찾아왔다. 심장이 파열하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정체 모를 현상에 온몸이 떨리도록 두려웠다.


석류는 미간에 힘을 주며 사탕과 차일현을 번갈아 노려보았다. 그는 사탕을 내려놓고 안주머니에서 볼펜을 꺼내 내밀었다. 그다음엔 블루투스 이어폰, USB, 차 열쇠, 카드…… 지갑까지 털어서 내놓을 기세였다. 석류 앞에는 어느덧 잡동사니가 수북했다. 차일현은 큼직한 손에 턱을 얹은 채 중얼거렸다.

“뭘 줘야 받아 주려나…….”


“구경 다 끝났으면 나가 주십시오.”

형광등을 끄고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차일현이 한발 먼저 문을 닫아 버렸다. 밀폐된 곳에 어둠이 찾아오자 등골이 서늘했다. 다시 문을 열려 했지만 그가 문고리를 쥐고 있어 꿈쩍하지 않았다.

석류는 황급히 벽을 더듬어 형광등 스위치를 찾았다. 수호석의 눈은 야간 투시경과 비슷해 어둠 속에서도 어느 정도 형체를 구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황해서 아무것도 눈에 뵈지 않았다.

“비, 비키세요.”

“내가 손바닥만 한 방 구경이나 하자고 온 줄 압니까?”

그 순간 축축한 손이 석류의 손목을 감아 와 확 당겨 갔다. 어둠 속에서 낮게 깔린 숨결이 성큼 다가들었다. 뒷목이 잡히고 눅눅한 점막이 석류의 입술을 뒤덮었다. 석류는 뜨거운 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몸서리쳤다.


“그런 사이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해야 됩니까?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으니까 예준 씨는 건들지 말란 말입니다!”

저도 모르게 헛소리를 뱉고 말았다. 귀가 먹먹해지는 침묵이 눌러앉았다. 석류는 멀거니 벌리고 있던 입술을 닫아 물었다. 머릿속이 하얘져서 수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차일현의 입매도 굳어 있었다. 길지 않은 시간 뒤에 그가 딱딱한 음성으로 물었다.

“좋아하는 사람 있었습니까?”

석류는 멍하게 그의 어깨만 쳐다보았다. 아마 보석 상점에서 처음 보았던 날부터였나 보다. 그날 이후 차일현을 볼 때마다 이유 없이 심장이 조여 왔다. 속이 울렁이도록 설레는 느낌은 가짜라고 믿었다. 차일현에 대한 생각을 떨쳐 내려 할수록 두려울 만큼 깊어졌다. 불가사의한 힘에 기대지 않아도 이토록 빛나는 사람을 석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석류는 그의 턱 언저리에 매달린 시선을 힘겹게 끌어올렸다. 이 사람의 눈을 바라보며 고백할 날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

“예…… 아주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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